서울스퀘어 빌딩의 자산가치 2️⃣

출처: 박영채
서울스퀘어의 연간 순이익은 약 5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도 매각가는 무려 1조 2천억 원. 순이익의 24배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과연 이 건물에 이렇게 높은 가격표가 붙게 되었을까요? 그 답을 찾기 위해 서울스퀘어의 가치 구조와 미래 가능성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은행 이자보다 높은 부동산 수익률, ‘자본환원율’
서울스퀘어가 그렇게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는 ‘자본환원율(Cap Rate)’이라는 개념에 있습니다.
자본환원율은 부동산에 투자했을 때 매년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을 나타내는 비율입니다.
쉽게 말하면, 한 건물이 얼마의 수익을 내는지를 기준으로, 그 건물의 적정 가치를 계산할 수 있는 지표인 셈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건물을 100억 원에 샀는데 매년 5억 원을 벌어들인다면, 이 건물의 자본환원율은 5%가 됩니다. 2025년 7월 기준, 은행 예금 이자가 평균 연 2~3%대라는 점을 비교하면, 부동산 수익률이 훨씬 매력적이겠죠.

2025년 기준, 서울 도심권(CBD)의 평균 자본환원율은 4.5%로 추정됩니다.
이 수치를 서울스퀘어에 적용해 보면, 연간 약 500억 원의 순영업이익(NOI)을 내는 이 건물의 적정 가치는 약 1조 822억 원으로 추산해 볼 수 있죠.
서울스퀘어, 남다른 미래 가치
서울스퀘어의 높은 평가에는 단순히 매년 발생하는 임대 수익 외에도, ‘미래 가치’가 크게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 건물의 고유한 장점들은 다른 건물로는 쉽게 대체하거나 복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건물의 1,100% 용적률입니다. 용적률은 건물이 차지하는 바닥 면적에 비례한 건축 규제 지표로, 여기에 따라 건물의 크기와 효율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서울스퀘어는 1970년대 지어지면서 현행 규제(800% 용적률 제한) 이전의 기준을 적용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는 따라 할 수 없는 높은 용적률을 자랑하며,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서 가장 고효율 건물로 평가받습니다. 이러한 부동산의 희소성은, 서울스퀘어를 더욱 매력적인 자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서울역
서울스퀘어의 가치 상승을 이끄는 또 하나의 요인은 바로 GTX-A 노선 개통입니다. GTX-A는 광역급행철도로, 수도권 외곽과 서울을 연결하는 교통망인데요.
이미 2024년 12월에 파주에서 서울역까지의 구간이 개통을 완료하며, 서울스퀘어가 위치한 서울역은 GTX-A 노선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후 2026년에는 서울역에서 수서(삼성역 제외) 구간이 추가로 개통될 예정이고, 2028년에는 파주에서 동탄까지 전 구간 완전 개통이 이뤄질 계획입니다.
이러한 교통 여건의 개선은 서울스퀘어가 위치한 권역으로 더 많은 사람이 오가게 해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서울스퀘어의 유동인구 증가와 오피스 수요 확대도 기대됩니다.
스토리와 콘텐츠로 더해지는 브랜드 자산

출처: tvN드라마 ‘미생’ 스틸컷
서울스퀘어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스토리와 브랜드를 담은 상징적 자산으로도 주목받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이 건물은 드라마 미생의 배경인 ‘장그래 빌딩’으로 익숙할 텐데요. 그뿐만 아니라, 과거 대우그룹 본사 건물로 사용되었으며 IMF 외환위기로 외국 자본에 매각된 시대적 상징성을 지닌 건물이기도 합니다.
이후 모건스탠리가 약 1조 원 규모의 리모델링을 진행하며 이를 친환경 빌딩으로 탈바꿈시켰고, 건물 외벽을 감싸는 4만 2천 개의 LED 조명으로 미디어 파사드를 구현해 서울스퀘어만의 정체성을 구축했습니다.
이제 이 건물은 단순한 부동산 자산이 아니라, 전시·광고·콘텐츠 활용이 가능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과연, 1조 2천억 원의 가치는 지켜질 수 있을까?
서울스퀘어는 설비 경쟁력, 입지, 그리고 스토리까지 갖춘 자산으로 1조 2천억 원 가치로 시장에 나왔습니다. 게다가 매각 주관사인 JLL코리아와 세빌스코리아 컨소시엄은 올해 7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최근 주요 임차인이었던 11번가가 건물을 떠나면서 현재 공실률이 18.2%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과연 서울스퀘어는 1조 2천억 원이라는 몸값을 유지하며 새로운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