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작가 시리즈: 요시토모 나라 3탄
카와이이

▲ 요시토모 나라의 <I Don’t Wanna Grow Up(2012)>, 개인 소장
‘카와이(かわいい)’는 일반적으로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뜻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애처롭고 안쓰러운 감정’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정서를 담고 있는 용어입니다.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은 ‘카와이’ 개념을 단순한 외형적 귀여움을 넘어서, 정서적이고 미학적인 층위로 확장시키죠.
그는 관람자의 감정과 상상력을 자극함으로써, 단순한 캐릭터에 그치지 않고 보다 깊은 공감과 친밀한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1990년대 중반, 요시토모 나라가 해외 미술계에서 점차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카와이’라는 용어는 그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게 되었어요.
슈퍼플랫

▲ 요시토모 나라의 <Peace Head(2021)> 카도카와 무사시노 박물관 소장.
‘슈퍼플랫(Superflat)’은 일본 전통 미술부터 현대 서브컬처와 상업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드러나는 ‘평면성(flatness)’을 강조하는 개념입니다. 무라카미 다카시와 요시토모 나라는 이 개념을 바탕으로 평면적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예술세계를 구축해왔죠.
무라카미는 상품화된 이미지와 산업적 생산 과정을 비판적으로 드러내는 데 집중했지, 나라는 보다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접근을 택했습니다. 그는 작품 속에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솔직하게 투영하며, 거대한 문화 담론보다는 내면의 이야기와 정서에 주목했어요. 이를 통해 관람자와 더 깊고 사적인 정서적 연결을 이루어낼 수 있었어요.
포스트모더니즘

▲ 요시토모 나라의 The Beginning Place 포스터(2023).
포스트모더니즘은 ‘정답은 없다’는 전제 아래 기존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요소를 혼합하여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나라의 작품은 순수하고 천진난만해 보이는 캐릭터와 반항적이며 때로는 도발적인 메시지가 공존하는 이미지를 통해 단순한 이분법을 넘어 복합적인 정서를 담고 있어요.
많은 큐레이터와 평론가들은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이 하위 문화적 모티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 고급문화와 대중문화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폭넓은 팬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 또한 유년기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포스트모더니즘 미술 담론 속에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요시토모 나라의 철학

▲ 뉴욕에서의 요시토모 나라 모습(2009).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 속 아이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귀엽고 순수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외로움과 복잡한 감정, 그리고 깊은 내면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의 그림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억과 감정들이 스며들어 있으며, 그로 인해 슬프지도 즐겁지도 않은, 묘한 감정을 자아내는 아이들이 탄생합니다. 무표정한 얼굴과 말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은 나라가 바라보는 인생의 단면을 엿볼 수 있죠.
그는 “말이 없어도 되기 때문에 그림을 선택했다”고 말하며, 어린 시절부터 외로움을 그림으로 표현해 왔습니다. 그는 거짓 없는 진실만이 그림 속에 담길 수 있다고 믿었으며, 그의 철학은 단순히 ‘예쁘고 귀여운 그림’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았어요. 자기 내면에 귀를 기울이며 기억과 감정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관객과 조용한 방식으로 소통하고자 했답니다.
미술사에 한 획을 긋는 작가
2026년 3월, 서울옥션에서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 <Nothing about it(2016)>이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150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현존하는 최고가 아시아 작가 중 한 명으로써 미술사에 한 획을 긋고 있죠.
최근 요시토모 나라는 14년 간 함께 한 페이스 갤러리를 떠나 데이비즈 즈위너의 대표 작가가 되었는데요. 앞으로 데이비즈 즈위너에서 보여줄 그의 새로운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 지 기대되지 않으시나요? 😲